경제적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달콤한 성공 신화는 잊으십시오. 부는 '운'이 아닌 '설계'의 영역입니다. 복잡한 금융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자본이 움직이는 냉혹한 현실. 경제적 자유로 가는 고통스럽지만 가장 확실한 길을 안내합니다."

최저임금 동결, 벼랑 끝 사장님들의 '숫자'는 왜 멈춰야 할까?


늦은 밤, 가게에서 고뇌하는 소상공인 사장님의 모습. 최저임금 부담을 상징.

숫자는 정말 오르기만 했을까? 38년 만의 '동결' 외침

숫자라는 건 참 묘합니다.
특히 '돈'과 관련된 숫자는 더욱 그렇죠.
우리는 숫자가 오르는 것을 보통 '성장'이나 '발전'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월급이 오르고, 주가가 오르고, 경제 성장률이 오르는 것처럼요.

최저임금 역시 지난 38년간, 마치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강물처럼 꾸준히 오르기만 했습니다.
단 한 해도 예외는 없었죠.
그 오름세는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증거였을 테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변화였을 겁니다.

그런데 2026년을 앞두고, 이 당연해 보이던 흐름에 '멈춤' 신호가 켜졌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저임금 동결'이라는, 꽤나 단호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겁니다.

38년 만에 처음으로 '더는 못 가겠다'는 선언이 나온 셈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건 단순히 '더 주기 싫다'는 투정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미처 듣지 못했던, 숫자 뒤에 숨겨진 어떤 절박한 비명일까요?

한 번쯤은 이 멈춤 신호 앞에서, 우리가 달려온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동시에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숫자는 때로 진실을 보여주지만, 때로는 현실을 가리기도 하니까요.


"IMF보다 어렵다": 벼랑 끝 사장님들의 숫자 밖 현실

소상공인들은 "IMF 외환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심각한 내수 침체와 경기 불황을 겪고 있다"고 말합니다.
"IMF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는 말, 요즘 심심찮게 들려오죠.

어쩌면 그 시절의 절대적인 충격보다, 지금의 이 끝 모를 침체와 불확실성이 더 견디기 힘든 고통일지도 모릅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만큼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 없으니까요.

실제로 숫자는 그들의 어려움을 증명합니다.
소상공인 사업체의 월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있고, 최저임금 상승이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10,030원.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부족한 금액일 수 있지만, 소상공인의 85.1%는 이 숫자가 '부담스럽다'고 답했습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헉헉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부담'이라는 단어 속에는 단순히 돈 계산만 들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게 문을 열 때마다 느껴지는 압박감, 직원 월급날이 다가올 때의 초조함, 그리고 내일은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점점 희미해지는 불안감 같은 것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들은 최저임금이라는 숫자가 더 이상 자신들의 생계와 경영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오르기만 한다면, 버틸 재간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이건 단순한 엄살이 아니라, 벼랑 끝에서 내미는 위태로운 손짓처럼 보입니다.

💡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요약:

매출/영업이익 감소: 소상공인 사업체의 월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 추세

최저임금 부담: 85.1%가 현재 최저임금(10,030원) 부담 느낌

고용 축소 우려: 최저임금 인상 시 신규 채용 축소 및 기존 인력 감원 고려


'쪼개기 알바'의 역설: 최저임금은 정말 모두를 위한 걸까?

최저임금 제도의 가장 큰 목적은 물론, 낮은 임금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때로 우리의 좋은 의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소상공인들은 높은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이라는 또 다른 부담 때문에, 아예 고용을 피하거나 어쩔 수 없이 '쪼개기 아르바이트'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면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니, 한 명을 길게 쓰는 대신 여러 명을 짧게 쓰는 방식이 성행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뉴스는 이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이것은 참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안정적인 일자리를 앗아가고,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 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물론 모든 소상공인이 '쪼개기 알바'를 선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생존의 압박 앞에서, 그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는 결국 소상공인과 취약 근로자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는, '최저임금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테이블 위, 테이블 아래: 최저임금, 누구와 이야기해야 할까?

소상공인연합회는 단순히 '동결'만을 외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업종별 차등 적용'과 '주휴수당 폐지'라는 구체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업종이 같은 상황에 있지 않으니, 지불 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달리 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실에 맞지 않는 주휴수당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죠.

또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테이블, 즉 최저임금위원회에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반영되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즉 노동계를 향해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히 싸우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절박한 현실을 알리고, 함께 '적정 최저임금'을 찾아보자는 제스처로 읽힙니다.

물론, 양측의 입장이 워낙 팽팽해서 쉽게 합의점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이 테이블 위에서의 논의가 시작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겁니다.

최저임금 문제는 더 이상 '노(勞)'와 '사(使)'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경제 전체의 건강성과 사회적 연대의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와 같습니다.

테이블 위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겠지만, 그 테이블 아래에는 우리 모두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이유는 심각한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속에서 38년간 지속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더 이상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어드는데, 인건비 부담은 커져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Q 주휴수당 폐지는 왜 주장하나요? '쪼개기 알바'와 무슨 관련이 있나요?
A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 유급 주휴일을 주는 제도인데, 소상공인들은 이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느낍니다. 이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일부 사업주들이 근로 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쪼개서 여러 명을 고용하는 '쪼개기 알바' 현상이 나타나고, 이는 결국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정을 심화시킨다고 보기 때문에 폐지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Q 2025년 최저임금은 얼마였나요?
A

2025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0,030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은 금액이지만, 인상률(1.7%)은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최저임금이라는 숫자는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마지노선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 될 수 있습니다.

2026년의 숫자가 어떻게 결정되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서로의 '숫자 밖 현실'에 조금 더 귀 기울일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조금 더 나은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글쎄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